일회용의 안락함, 그 이면의 진실
아침에 기저귀를 가는 손길, 생리 시작일에 꺼내 드는 생리대 한 장. 이 모든 일상이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만큼, 우리는 그 속에 감춰진 이야기에는 쉽게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이 제품들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일회용 생리대와 기저귀는 우리가 편안함과 위생을 위해 선택하는 도구이지만, 그 생산과 폐기의 전 과정에는 환경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조용히 숨 쉬는 자연은 오늘도 우리가 무심코 버린 것들을 소리 없이 품고 있지요.
이 글을 통해 생리대와 기저귀의 생산, 사용, 그리고 폐기 이후의 여정을 따라가 보며, 우리가 지금 당장 생각해볼 수 있는 친환경적인 선택은 무엇일지 함께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 생리대가 만들어지는 과정
1. 주요 원재료
상단 커버(Top Sheet) : 피부에 닿는 부분, 부드러운 폴리프로필렌(PP) 또는 폴리에틸렌(PE) 계열 합성섬유
흡수체(Absorbent Core) : 펄프(fluff pulp) + 고분자 흡수체(SAP: Super Absorbent Polymer)
SAP는 수분을 젤 형태로 변환해 누수를 막음
방수층(Back Sheet) : PE 필름 + 통기성 유지
접착제 및 방취제 : 고정용 핫멜트 접착제, 인체 접촉 가능 등급, 일부 제품엔 향료 첨가
2. 제조 공정 요약
펄프 시트 형성 – 펄프 원료를 시트 형태로 가공
흡수체 조립 – 펄프에 SAP 분산, 코어 형태로 조립
상단 커버 부착 – 부직포를 위에 덧대어 흡수체를 감쌈
방수층 부착 – 하단 방수층(PE 필름)과 압착
모양 컷팅 및 날개 부착 – 인체에 맞게 재단, 날개 부분 추가
접착제 도포 및 포장 – 속옷에 부착 가능한 접착제 추가 후 개별 포장
👶 기저귀가 만들어지는 과정
1. 주요 원재료
상단 커버 : 부드러운 부직포, 통기성 유지
흡수층 : 펄프 + SAP로 구성된 다층 구조
분산층(Distribution Layer) : 소변을 넓게 분산시켜 빠르게 흡수
방수층 : PE 필름 + 통기성 필름
고정 시스템 : 벨크로 테이프, 신축성 있는 허리밴드 등
탄성 소재 : 폴리우레탄 등, 다리 주변에서 새지 않도록 함
2. 제조 공정 요약
흡수체 제작 – 펄프를 얇게 펴고 SAP를 분산시켜 중심부 코어 제작
층별 조립 – 상단 커버, 분산층, 흡수체, 방수층을 다층 구조로 압착
테이프 및 고정 시스템 부착
탄성 부위 조립 – 허리와 다리 부분에 신축성 있는 소재 삽입
컷팅 및 성형 – 사이즈별로 절단, 3D 형태 성형
품질 검사 및 포장
♻️ 공통점 및 환경 문제 요소
구성요소 | 생분해 여부 | 문제점 |
고분자흡수체(SAP) | ❌ 거의 불가 | 분해까지 수백 년, 미세플라스틱 가능성 |
PE 필름, 부직포 | ❌ 불가 | 석유계 원료, 소각 시 유해가스 |
접착제 | ❌ 불가 | 재활용 불가능, 화학성분 포함 가능 |
🌍 생리대와 기저귀가 환경에 문제인 이유
1. ❌ 분해되지 않는 합성 소재 사용
생리대와 기저귀는 대부분 플라스틱 기반의 부직포(PE, PP), 방수 필름, SAP(고분자흡수체) 등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물질들은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리며, 소각 시 다이옥신, 유독가스를 배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생리대 1개는 비닐봉지 4개 분량의 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2. 🧃 고분자 흡수체(SAP)의 미세플라스틱화 가능성
SAP(Super Absorbent Polymer)는 수분을 젤로 바꾸는 기능이 있지만, 환경에 버려지면 미세플라스틱처럼 남아 토양과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토양 속 생물, 지하수, 식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지적됩니다.
3. 🗑️ 막대한 폐기물 배출량
한 사람이 일생 동안 사용하는 생리대는 약 1만 2천 장 이상, 기저귀는 아이 한 명당 약 5천~6천 장에 달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십억 장의 생리대·기저귀가 쓰레기로 버려지고, 이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소각됩니다.
4. 🌫️ 소각 시 유해물질 발생
분리배출이 어려운 구조(여러 재료가 접합된 형태)로 인해 일반 쓰레기로 소각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 벤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의 유해물질이 배출됩니다. 이는 공기 오염뿐 아니라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줍니다.
5. 🧪 향료·흡수제 등 화학첨가물
일부 제품에는 향료, 살균제, 염료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사용 후 폐기되면 토양 및 수질 오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소각되지 않고 매립된 제품은 장기적으로 침출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친환경적 대안은?
생리대와 기저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나면, 불편하더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다행히도 우리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듭니다.
1. 재사용 가능한 생리컵, 면 생리대, 천기저귀 사용 고려
일회용 제품은 편리하지만, 그만큼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냅니다. 이와 달리 생리컵, 면 생리대, 천기저귀는 세척 후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어 폐기물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생리컵은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10년까지 사용할 수 있고, 일회용 생리대 대비 폐기량을 90% 이상 절감할 수 있습니다.
면 생리대는 피부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세탁해 재사용함으로써 쓰레기 없이 건강한 월경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천기저귀는 초기에는 손이 많이 가지만, 아이의 피부 건강과 환경 모두를 고려한 선택입니다. 최근엔 사용과 세탁이 쉬운 디자인도 많아지고 있어 부담이 줄었습니다.
2. 친환경 인증 제품 선택
모든 사람이 재사용 제품을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럴 땐 '덜 해로운 선택'부터 시작해보세요.
무염소 표백, 무향료, 무합성 접착제, 생분해성 소재 등으로 만든 친환경 생리대나 기저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환경표지 인증’, ‘EWG 그린 등급’ 등의 마크를 확인하면, 피부와 환경에 덜 유해한 제품을 고를 수 있어요.
일부 브랜드는 옥수수 전분 기반 필름, 자연 분해 가능한 커버지 등을 사용해 폐기 후 분해 속도가 훨씬 빠른 제품을 제공합니다.
작은 변화지만, 이런 선택이 모이면 시장에서 친환경 제품의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고, 기업들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3. 올바른 분리배출과 폐기 습관 실천
생리대나 기저귀는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료로 구성되어 있어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배출됩니다.
하지만 사용한 제품을 신문지나 전용 위생용 봉투에 잘 싸서 배출하는 습관은 위생적인 처리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일회용 포장재, 외부 포장 필름 등은 가능한 한 분리수거를 실천함으로써 플라스틱 쓰레기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런 기본적인 배출 습관만으로도 폐기 과정의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4. 정부 차원의 수거·재활용 시스템 요구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변화와 시스템 구축이 필수입니다.
해외 일부 국가는 기저귀 수거 및 재활용 시범 사업을 도입하고 있으며, 생리용품 성분 공개와 안전 기준 강화 등도 법제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차원의 수거 시스템 마련, 재사용 가능한 생리용품에 대한 보조금 지원, 환경표지 의무화 등의 정책을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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